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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경선에서 문재인 압승은 문재인의 부담이 될 것이다

​황인채

1. 이재명 때문에 민주당 경선에 관심을 가졌다.

나는 이번 대선에 대하여 별로 큰 관심을 가지지 못하였다. 그 이유는 우리나라와 온 세계가 가지고 있는 문제는 신자유주의 체제의 약점 때문이라고 보고 있었는데, 그 문제를 현재의 한국 정치를 통해서 해결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고 보았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촛불 집회에서 이재명 씨가 대선 후보로 주목을 받는 것을 보고 내 생각이 바뀌었다. 이재명 씨라면 이 나라가 가진 문제들을 근본적으로 고치는 일을 시작할 수 있으리라고 보았다. 그래서 민주당 경선에 대하여 큰 관심을 가지지 시작하고, 이재명 지지 선언을 하고 인터넷에 글도 쓰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이재명 후보가 민주당 경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을 높게 본 것은 아니었다. 그래도 이재명 후보가 선전이라도 한다면 그것을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는 교두보로 삼을 수는 있으리라고 생각하였다. 그런데 호남의 경선에서 문재인 압승이라는 결과가 나를 실망하게 하였다.

 

2. 조직의 힘으로 사람을 동원하는 선거는 금권이 작동하는 선거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번 호남 경선을 조직을 동원한 문재인 후보의 압승이라고 규정하였다. 그런데 나는 정치에서 조직을 하고 조직원을 동원하는 일은 우리나라 실정에서는 돈을 사용하지 않고는 이루기 힘들다고 본다. 그래서 조직 동원으로 이루어지는 선거는 곧 부정한 돈과 연관되는 부패의 사슬이 작동되는 선거라고 본다.

최순실 딸 정유라는 돈도 실력이라고 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부정한 돈으로 이긴 승리는 정당한 승리가 아니다. 실력이 없는 자가 부정한 방법으로 이긴 승리는 진정한 승리가 아니기에 승리는 대개는 몰락의 시작이다. 그래서 나는 이번에 문재인 후보의 호남 승리에 축하 대신에, 경고의 노란 카드를 보낸다.

 

3. 이번 압승은 민주당에서 문재인 패권이 계속되고 있다는 증거이다

민주당에서 문재인과 맞선 자들은 정동영, 손학규, 안철수, 김종인 모두 민주당을 떠났다. 이들은 떠나면서 문재인 패권 때문에 당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고 하였다. 이재명과 안희정도 민주당을 떠나야 할까? 그야 알 수 없다. 그러나 이재명과 안희정이 이번 경선에서 힘 한 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패배한다면 떠날 가능성은 크다고 본다.

문재인을 떠난 문재인의 경쟁자들은 자발적으로 민주당에서 떠났을까, 민주당에서 그들을 밀어내는 힘이 작용하여서 떠났을까? 나는 강제로 밀러내는 힘이 자발적으로 떠나는 힘보다 훨씬 크게 작동하였다고 본다. 왜냐하면 떠난 자들은 대개는 떠나지 않으면 그들의 정치 생명이 끝난다고 보고, 비장한 각오로 당을 떠났기 때문이다.

만약 이재명과 안희정이 민주당을 떠난다면, 그때는 언제가 될까? 문재인 후보가 이번 대선에서 패배하면 떠날 필요가 없겠지만,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다음 지방선거나 다음 국회의원 선거 때 떠나지 않을까?

 

4. 이재명이 문재인을 꺾어야 정권 교체를 이룰 수 있다.

만약 이런 경우를 가정해 보자. 자유한국당과 바른 정당이 후보 단일화를 이루었을 때 민주당과 국민의 당도 후보 단일화를 이룰 수 있을까? 그것은 아니 될 일이라고 생각한다. 문재인 후보와 국민의 당 예비 후보들 사이에 골이 너무 깊어서이다. 그러나 이재명 후보가 민주당 후보가 되었을 때 민주당과 국민의 당과 정의당 사이의 단일화는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가 이재명 후보를 선택하는 것이 정권교체를 가능하게 할 확률을 훨씬 높인다고 본다.

 

5. 민주당 선거 경선단원들에게 문재인 패권에 제동을 걸어달라고 부탁한다.

나는 민주당 선거인단원들에게 부탁한다.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조직을 동원할 수 있는 힘이 강한 문재인 조직의 영향을 받아서 경선단에 참여한 분들이 그 영향을 벗어나서 합리적인 선택을 해주시기를 바란다. 문재인 후보가 아닌 다른 후보에게 투표를 해주는 것으로 문재인 패권에 제동을 걸어 달라는 것이다.

그렇게 하는 길만이 민주당에서 패권의 폐해를 막을 수 있는 길이다. 그렇게 하는 것이 민주당도 살리는 길이고 이 나라의 미래에 대해서도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길이다. 경선단원들에게 최소한 문재인 후보가 과반의 득표를 하는 것을 저지하여 민주당 경선이 결선투표까지 갈 수 있도록 하여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

 

6. 흑수저 출신 이재명이 우리나라 희망의 싹이다

이재명 후보는 흑수저로 태어나서 피나는 노력을 하여 민주당 대선 예비 후보까지 된 분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살아온 과정을 보았을 때 성공한 다음에도 ‘개구리가 올챙이 적 생각을 못한다.’ 말대로, 사회적 약자들을 짓밟는 일을 하지 않았다. 반대로 그 분은 약자 편에 서서 세상을 보며, 이 나라를 정의로운 나라로 만들기 위하여 헌신해 왔다.

그래서 나는 이재명 후보에게 투표하는 일이 애국을 하는 길이라고 믿고, 민주당 경선단원이 되신 분들에게 이재명 후보에게 투표해 주시기를 부탁한다. 그분이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헬 조선이 된 대한민국이 한 순간에 지상천국으로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분을 대통령에 당선시키고 우리가 민주당과 국민의 당과 정의당과 함께 힘을 합해서 이 나라를 조금 씩 변화시키려고 헌신한다면, 우리가 노력한 그만큼 이 나라는 더 좋은 나라가 되리라고 확신한다.

내가 흑수저 출신인 이재명 씨에게서 발견하였던 희망의 새싹이 자라나서, 이 나라가 희망이 넘치는 나라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며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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